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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포비아_강신규_카카오톡게임
게임포비아_강신규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가 제시한 창조적 파괴 이론은 경제적 혁신과 비즈니스 사이클을 의미하며 단순하게는 창조적 혁신을 의미한다. 즉, 혁신적 파괴행위로 인해 새로운 제품이 성공적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이후 다른 기업들이 혁신 제품과 기술을 모방하게 되면 이 창조적 혁신의 가치는 점점 소멸하게 될 것이고 다시 새로운 혁신 기업에 의한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곧 자본주의의 원동력이자 기술 발달에 경제가 적응해 나가는 원리이다.

애플의 창조적 파괴 행위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를 야기 시켰다. 아이팟과 아이폰은 각각 아이튠즈와 앱 스토어라는 플랫폼과 함께 등장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소비되는 새로운 소비 형태를 형성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테이프와 CD로 음악을 소비하던 음악 유통 산업과 2G폰이 주류를 이루던 핸드폰 시장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동시에 삶의 패러다임까지 변화시켰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인한 스마트 기기들의 확산이 1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면 카카오톡 모바일 소셜 플랫폼의 등장은 2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 후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은 휴대폰 사용자로 하여금 더 이상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지 않게 하였고, 일상 컨텐츠, 정보, 음악, 선물, 게임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모두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즐기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스마폰 게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났다.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이전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모두 소비 되었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등장 이후 2013년 현재 <구글플레이>의 게임 부분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1위 ‘몬스터 길들이기’부터 10위 ‘마구마구 2013’까지 모두 카카오톡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많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혼자서 플레이 하는 게임을 즐기지 않고 주변 친구, 지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소셜네트워크 게임은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회적 관계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연결망, 사회적 자본, 사회적 지지 등의 여러 이론적, 경험적 논의와 연구를 파생시켰고, 특히 정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과의 교류는 개인의 사회적 활동성과 통합의 수준을 반영하고 소속감과 정체성의 원천이 되며 고독감과 소외감을 낮춤으로써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이 사회적 관계와 정신 건강 간의 긍정적 관계를 밝혔다. 가족이나 친구 등, 교류하는 타인의 수가 많거나 접촉 빈도가 높은 사람은 우울증이나 불안을 경험할 확률이 낮았고, 반대로 삶의 만족도나 행복감은 높았다(이지현 · 한경혜, 2012; 김경미, 2012; Bacikova-Sleskova, van Dijk, Geckova, Nagyova, and Groothoof, 2007).

이러한 측면은 사회적 연결망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관계 자체가 갖는 부정적 효과가 존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뒤르켐(Durkheim)은 과도한 사회적 통합(over-intergration)이 이타적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으며(1897) 과도한 사회적 통합은 우울과도 연관될 수 있다(Falci and McNeely, 2009). 양적인 측면에서 사회적 관계가 많다는 것, 친구의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관계의 유지를 위해 투하해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연결망 내에 관계에서 역할 긴장을 낳을 수 있다(Falci and McNeely, 2009). 또한 질적인 측면에서도 지나친 통합은 연결망 내 구성원 간의 과도한 통제와 그로 인한 표현과 자유의 제한 등을 낳을 수 있어(Portes, 1998) 정신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연결망의 크기나 구성 등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 즉 사회적 지지나 소속감 등을 낳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Balaji, Smith, Visser, Morales, and Perou, 2007). 사회적 관계는 오히려 스트레스나 갈등, 부담, 실망 등 부정적인 감정도 양산할 수 있으며(Rook, 1984; Pafel, Erdly, and Becker, 1987) 사회적 관계 내 사람들에 대한 의무나 역할 긴장과 관련될 대 정신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Kawachi and Berkman, 2001).

다시 카카오톡 소셜네트워크 게임으로 돌아가 보자. 카카오톡에 서비스 중인 게임 중 매출 1위 <몬스터 길들이기>와 2위 <모두의 마블>을 통해 사회적 피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림1>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의 친구 초대 화면.

 

카카오톡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은 거의 모든 게임이 친구를 초대하면 보상으로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지급한다. 이런 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은 카카오톡 게임이 나왔을 초반에는 상당한 효과를 불러 일으켰지만 1주일 단위로 3~5개의 게임이 나오는 현재 시점에서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피로’함을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 하는 사용자는 친구를 초대 하여야만 게임 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지급 받을 수 있어 메시지를 보내며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피로함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게임을 하지 않는 사용자는 매 번 오는 초대 메시지에 카카오톡 이용 거부감까지 들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같은 ‘피로’로 인해 카카오톡에 새롭게 퍼지고 있는 ‘유령방’ 문화 있다. 지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게임 내 보상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유령방’ 문화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초대를 한 뒤 대화 없이 서로 필요한 초대 메시지만 보내는 것이다. ‘pink1’, ‘pink2’ 등 한 눈에 보아도 연속해서 만들어진 사용자를 내 친구목록으로 추가해 초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유령방을 이용해 광고를 하거나, 리워드가 주어지는 어플에 자신을 추천해 달라는 등의 홍보 행위가 자칙하면 개인정보 유출 등 범죄에 악용이 될 수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림2> 카카오톡의 新문화 ‘유령방’의 한 장면.

 

데이이브 갤런터의 『거울세계(mirror world)』는 인간 앞에 놓인 어떤 종류의 기술을 거울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고 제안한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가다듬는 행위 등은 거울에 반영된다. 갤런터는 현실에서 우리의 행한 흔적과 자취들이 이를 비추는 어떤 거울을 통해서 데이터로 변환될 수 있는 세계를 상정했다. 이렇게 거울을 통해 구축된 세계는 일차적으로 현실의 자아가 적극적으로 선택하거나 의식적으로 형성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세계는 현실의 모습, 관계, 행적을 그대로 반영한다. 다만, 이러한 나의 (디지털) 거울상은 이제 데이터화되어 있기 때문에 분석, 가공, 변형되고 필요한 목적에 검색되거나 활용될 수 있다. 즉 현실에 존재하는 관계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길이 거울 세계를 통해 가능해진다. 거울세계라는 제안이 처음 나왔던 1992년에는 몹시 생뚱맞은 이야기였겠지만, GPS에 기반을 둔 위치 기반 서비스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되었다. 타자와 대화하기 위해 SNS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지하철 통근 인구의 절반 이상을 이루는 오늘날의 풍경에서 거울세계는 이미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현실세계와 거울세계의 자아를 점차 동일시하고 있다. 게임 안 거울세계는 ‘아바타’라는 가상의 ‘나’가 존재한다. 이를 통해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용자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등장하며 이러한 경계가 점차 허물어져 가고 있다. 게임 내의 등수가 불특정 다수가 아니고 ‘나’의 주변 친구, 지인이기 때문에 경쟁이 좀 더 과열되고 등수가 낮으면 현실세계에 ‘나’ 또한 하등의 인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림3>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의 처음 화면.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를 살펴보자. ‘모두의 마블’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들의 등수를 초기 화면 절반을 할애한 반면 ‘몬스터 길들이기’는 ‘나’의 캐릭터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UI는 올 8월에 출시 이후 꾸준하게 매출 1위를 달성하게 한 요인이기도 하다.

현실과 게임 세계의 거울의 장벽을 허물고 동일시하던 사용자들은 등수를 올리기 위해 초조해 하며 경쟁 관계에 있어서 피로함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같은 사용자들의 피로함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물인 것이다.

거울세계에 기반을 둔 소셜네트워크 게임은 말 그대로 현실의 반영이다. 현실 사회의 관계, 편향, 행태가 게임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 오히려 게임을 제공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불완전함을 수익을 달성하는 데 십분 활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 업체의 마케팅 기법과 수입 창출의 방식은 넘쳐나는 스마트폰 게임으로 사용자들에게 피로함을 느끼게 하며 스트레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회적 관계는 많은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다. 소셜 네트워크 게임 또한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요소 와 사회적 관계의 ‘긍정적 효과’가 합쳐진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널리 퍼져있는 카카오톡 게임은 초기의 재미보다 ‘피곤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소셜 네트워크 게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사회적 관계를 면밀히 분석하여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게임 디자인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 강신규 외, 『게임포비아』, 커뮤니케이션북스, 2013.

∙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대한민국 게임백서(2011~2013)』

∙ 문화체육관광부, 『2012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 이민아, 「사회적 연결망의 크기와 우울 : U자형 관계와 대인 신뢰의 조절효과」, 한국사회 학회, 한국사회학 47(4), 2013

∙ 이재한 · 박철, 「한국 온라인게임 유통의 문제점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한국유통학 회, 한국유통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2010.

 

애플의 창조적 파괴 행위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를 야기 시켰다. 아이팟과 아이폰은 각각 아이튠즈와 앱 스토어라는 플랫폼과 함께 등장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소비되는 새로운 소비 형태를 형성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테이프와 CD로 음악을 소비하던 음악 유통 산업과 2G폰이 주류를 이루던 핸드폰 시장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동시에 삶의 패러다임까지 변화시켰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인한 스마트 기기들의 확산이 1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면 카카오톡 모바일 소셜 플랫폼의 등장은 2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 후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은 휴대폰 사용자로 하여금 더 이상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지 않게 하였고, 일상 컨텐츠, 정보, 음악, 선물, 게임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모두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즐기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스마폰 게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났다.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이전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모두 소비 되었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등장 이후 2013년 현재 <구글플레이>의 게임 부분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1위 ‘몬스터 길들이기’부터 10위 ‘마구마구 2013’까지 모두 카카오톡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많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혼자서 플레이 하는 게임을 즐기지 않고 주변 친구, 지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소셜네트워크 게임은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회적 관계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연결망, 사회적 자본, 사회적 지지 등의 여러 이론적, 경험적 논의와 연구를 파생시켰고, 특히 정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과의 교류는 개인의 사회적 활동성과 통합의 수준을 반영하고 소속감과 정체성의 원천이 되며 고독감과 소외감을 낮춤으로써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이 사회적 관계와 정신 건강 간의 긍정적 관계를 밝혔다. 가족이나 친구 등, 교류하는 타인의 수가 많거나 접촉 빈도가 높은 사람은 우울증이나 불안을 경험할 확률이 낮았고, 반대로 삶의 만족도나 행복감은 높았다(이지현 · 한경혜, 2012; 김경미, 2012; Bacikova-Sleskova, van Dijk, Geckova, Nagyova, and Groothoof, 2007).

이러한 측면은 사회적 연결망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관계 자체가 갖는 부정적 효과가 존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뒤르켐(Durkheim)은 과도한 사회적 통합(over-intergration)이 이타적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으며(1897) 과도한 사회적 통합은 우울과도 연관될 수 있다(Falci and McNeely, 2009). 양적인 측면에서 사회적 관계가 많다는 것, 친구의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관계의 유지를 위해 투하해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연결망 내에 관계에서 역할 긴장을 낳을 수 있다(Falci and McNeely, 2009). 또한 질적인 측면에서도 지나친 통합은 연결망 내 구성원 간의 과도한 통제와 그로 인한 표현과 자유의 제한 등을 낳을 수 있어(Portes, 1998) 정신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연결망의 크기나 구성 등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 즉 사회적 지지나 소속감 등을 낳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Balaji, Smith, Visser, Morales, and Perou, 2007). 사회적 관계는 오히려 스트레스나 갈등, 부담, 실망 등 부정적인 감정도 양산할 수 있으며(Rook, 1984; Pafel, Erdly, and Becker, 1987) 사회적 관계 내 사람들에 대한 의무나 역할 긴장과 관련될 대 정신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Kawachi and Berkman, 2001).

다시 카카오톡 소셜네트워크 게임으로 돌아가 보자. 카카오톡에 서비스 중인 게임 중 매출 1위 <몬스터 길들이기>와 2위 <모두의 마블>을 통해 사회적 피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림1>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의 친구 초대 화면.

 

카카오톡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은 거의 모든 게임이 친구를 초대하면 보상으로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지급한다. 이런 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은 카카오톡 게임이 나왔을 초반에는 상당한 효과를 불러 일으켰지만 1주일 단위로 3~5개의 게임이 나오는 현재 시점에서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피로’함을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 하는 사용자는 친구를 초대 하여야만 게임 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지급 받을 수 있어 메시지를 보내며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피로함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게임을 하지 않는 사용자는 매 번 오는 초대 메시지에 카카오톡 이용 거부감까지 들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같은 ‘피로’로 인해 카카오톡에 새롭게 퍼지고 있는 ‘유령방’ 문화 있다. 지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게임 내 보상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유령방’ 문화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초대를 한 뒤 대화 없이 서로 필요한 초대 메시지만 보내는 것이다. ‘pink1’, ‘pink2’ 등 한 눈에 보아도 연속해서 만들어진 사용자를 내 친구목록으로 추가해 초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유령방을 이용해 광고를 하거나, 리워드가 주어지는 어플에 자신을 추천해 달라는 등의 홍보 행위가 자칙하면 개인정보 유출 등 범죄에 악용이 될 수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림2> 카카오톡의 新문화 ‘유령방’의 한 장면.

 

데이이브 갤런터의 『거울세계(mirror world)』는 인간 앞에 놓인 어떤 종류의 기술을 거울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고 제안한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가다듬는 행위 등은 거울에 반영된다. 갤런터는 현실에서 우리의 행한 흔적과 자취들이 이를 비추는 어떤 거울을 통해서 데이터로 변환될 수 있는 세계를 상정했다. 이렇게 거울을 통해 구축된 세계는 일차적으로 현실의 자아가 적극적으로 선택하거나 의식적으로 형성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세계는 현실의 모습, 관계, 행적을 그대로 반영한다. 다만, 이러한 나의 (디지털) 거울상은 이제 데이터화되어 있기 때문에 분석, 가공, 변형되고 필요한 목적에 검색되거나 활용될 수 있다. 즉 현실에 존재하는 관계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길이 거울 세계를 통해 가능해진다. 거울세계라는 제안이 처음 나왔던 1992년에는 몹시 생뚱맞은 이야기였겠지만, GPS에 기반을 둔 위치 기반 서비스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되었다. 타자와 대화하기 위해 SNS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지하철 통근 인구의 절반 이상을 이루는 오늘날의 풍경에서 거울세계는 이미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현실세계와 거울세계의 자아를 점차 동일시하고 있다. 게임 안 거울세계는 ‘아바타’라는 가상의 ‘나’가 존재한다. 이를 통해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용자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등장하며 이러한 경계가 점차 허물어져 가고 있다. 게임 내의 등수가 불특정 다수가 아니고 ‘나’의 주변 친구, 지인이기 때문에 경쟁이 좀 더 과열되고 등수가 낮으면 현실세계에 ‘나’ 또한 하등의 인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림3>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의 처음 화면.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를 살펴보자. ‘모두의 마블’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들의 등수를 초기 화면 절반을 할애한 반면 ‘몬스터 길들이기’는 ‘나’의 캐릭터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UI는 올 8월에 출시 이후 꾸준하게 매출 1위를 달성하게 한 요인이기도 하다.

현실과 게임 세계의 거울의 장벽을 허물고 동일시하던 사용자들은 등수를 올리기 위해 초조해 하며 경쟁 관계에 있어서 피로함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같은 사용자들의 피로함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물인 것이다.

거울세계에 기반을 둔 소셜네트워크 게임은 말 그대로 현실의 반영이다. 현실 사회의 관계, 편향, 행태가 게임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 오히려 게임을 제공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불완전함을 수익을 달성하는 데 십분 활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 업체의 마케팅 기법과 수입 창출의 방식은 넘쳐나는 스마트폰 게임으로 사용자들에게 피로함을 느끼게 하며 스트레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회적 관계는 많은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다. 소셜 네트워크 게임 또한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요소 와 사회적 관계의 ‘긍정적 효과’가 합쳐진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널리 퍼져있는 카카오톡 게임은 초기의 재미보다 ‘피곤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소셜 네트워크 게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사회적 관계를 면밀히 분석하여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게임 디자인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 강신규 외, 『게임포비아』, 커뮤니케이션북스, 2013.

∙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대한민국 게임백서(2011~2013)』

∙ 문화체육관광부, 『2012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 이민아, 「사회적 연결망의 크기와 우울 : U자형 관계와 대인 신뢰의 조절효과」, 한국사회 학회, 한국사회학 47(4), 2013

∙ 이재한 · 박철, 「한국 온라인게임 유통의 문제점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한국유통학 회, 한국유통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2010.

 

애플의 창조적 파괴 행위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를 야기 시켰다. 아이팟과 아이폰은 각각 아이튠즈와 앱 스토어라는 플랫폼과 함께 등장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소비되는 새로운 소비 형태를 형성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테이프와 CD로 음악을 소비하던 음악 유통 산업과 2G폰이 주류를 이루던 핸드폰 시장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동시에 삶의 패러다임까지 변화시켰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인한 스마트 기기들의 확산이 1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면 카카오톡 모바일 소셜 플랫폼의 등장은 2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 후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은 휴대폰 사용자로 하여금 더 이상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지 않게 하였고, 일상 컨텐츠, 정보, 음악, 선물, 게임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모두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즐기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스마폰 게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났다.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이전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모두 소비 되었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등장 이후 2013년 현재 <구글플레이>의 게임 부분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1위 ‘몬스터 길들이기’부터 10위 ‘마구마구 2013’까지 모두 카카오톡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많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혼자서 플레이 하는 게임을 즐기지 않고 주변 친구, 지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소셜네트워크 게임은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회적 관계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연결망, 사회적 자본, 사회적 지지 등의 여러 이론적, 경험적 논의와 연구를 파생시켰고, 특히 정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과의 교류는 개인의 사회적 활동성과 통합의 수준을 반영하고 소속감과 정체성의 원천이 되며 고독감과 소외감을 낮춤으로써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이 사회적 관계와 정신 건강 간의 긍정적 관계를 밝혔다. 가족이나 친구 등, 교류하는 타인의 수가 많거나 접촉 빈도가 높은 사람은 우울증이나 불안을 경험할 확률이 낮았고, 반대로 삶의 만족도나 행복감은 높았다(이지현 · 한경혜, 2012; 김경미, 2012; Bacikova-Sleskova, van Dijk, Geckova, Nagyova, and Groothoof, 2007).

이러한 측면은 사회적 연결망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관계 자체가 갖는 부정적 효과가 존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뒤르켐(Durkheim)은 과도한 사회적 통합(over-intergration)이 이타적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으며(1897) 과도한 사회적 통합은 우울과도 연관될 수 있다(Falci and McNeely, 2009). 양적인 측면에서 사회적 관계가 많다는 것, 친구의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관계의 유지를 위해 투하해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연결망 내에 관계에서 역할 긴장을 낳을 수 있다(Falci and McNeely, 2009). 또한 질적인 측면에서도 지나친 통합은 연결망 내 구성원 간의 과도한 통제와 그로 인한 표현과 자유의 제한 등을 낳을 수 있어(Portes, 1998) 정신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연결망의 크기나 구성 등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 즉 사회적 지지나 소속감 등을 낳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Balaji, Smith, Visser, Morales, and Perou, 2007). 사회적 관계는 오히려 스트레스나 갈등, 부담, 실망 등 부정적인 감정도 양산할 수 있으며(Rook, 1984; Pafel, Erdly, and Becker, 1987) 사회적 관계 내 사람들에 대한 의무나 역할 긴장과 관련될 대 정신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Kawachi and Berkman, 2001).

다시 카카오톡 소셜네트워크 게임으로 돌아가 보자. 카카오톡에 서비스 중인 게임 중 매출 1위 <몬스터 길들이기>와 2위 <모두의 마블>을 통해 사회적 피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림1>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의 친구 초대 화면.

 

카카오톡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은 거의 모든 게임이 친구를 초대하면 보상으로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지급한다. 이런 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은 카카오톡 게임이 나왔을 초반에는 상당한 효과를 불러 일으켰지만 1주일 단위로 3~5개의 게임이 나오는 현재 시점에서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피로’함을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 하는 사용자는 친구를 초대 하여야만 게임 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지급 받을 수 있어 메시지를 보내며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피로함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게임을 하지 않는 사용자는 매 번 오는 초대 메시지에 카카오톡 이용 거부감까지 들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같은 ‘피로’로 인해 카카오톡에 새롭게 퍼지고 있는 ‘유령방’ 문화 있다. 지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게임 내 보상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유령방’ 문화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초대를 한 뒤 대화 없이 서로 필요한 초대 메시지만 보내는 것이다. ‘pink1’, ‘pink2’ 등 한 눈에 보아도 연속해서 만들어진 사용자를 내 친구목록으로 추가해 초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유령방을 이용해 광고를 하거나, 리워드가 주어지는 어플에 자신을 추천해 달라는 등의 홍보 행위가 자칙하면 개인정보 유출 등 범죄에 악용이 될 수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림2> 카카오톡의 新문화 ‘유령방’의 한 장면.

 

데이이브 갤런터의 『거울세계(mirror world)』는 인간 앞에 놓인 어떤 종류의 기술을 거울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고 제안한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가다듬는 행위 등은 거울에 반영된다. 갤런터는 현실에서 우리의 행한 흔적과 자취들이 이를 비추는 어떤 거울을 통해서 데이터로 변환될 수 있는 세계를 상정했다. 이렇게 거울을 통해 구축된 세계는 일차적으로 현실의 자아가 적극적으로 선택하거나 의식적으로 형성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세계는 현실의 모습, 관계, 행적을 그대로 반영한다. 다만, 이러한 나의 (디지털) 거울상은 이제 데이터화되어 있기 때문에 분석, 가공, 변형되고 필요한 목적에 검색되거나 활용될 수 있다. 즉 현실에 존재하는 관계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길이 거울 세계를 통해 가능해진다. 거울세계라는 제안이 처음 나왔던 1992년에는 몹시 생뚱맞은 이야기였겠지만, GPS에 기반을 둔 위치 기반 서비스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되었다. 타자와 대화하기 위해 SNS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지하철 통근 인구의 절반 이상을 이루는 오늘날의 풍경에서 거울세계는 이미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현실세계와 거울세계의 자아를 점차 동일시하고 있다. 게임 안 거울세계는 ‘아바타’라는 가상의 ‘나’가 존재한다. 이를 통해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용자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등장하며 이러한 경계가 점차 허물어져 가고 있다. 게임 내의 등수가 불특정 다수가 아니고 ‘나’의 주변 친구, 지인이기 때문에 경쟁이 좀 더 과열되고 등수가 낮으면 현실세계에 ‘나’ 또한 하등의 인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림3>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의 처음 화면.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를 살펴보자. ‘모두의 마블’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들의 등수를 초기 화면 절반을 할애한 반면 ‘몬스터 길들이기’는 ‘나’의 캐릭터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UI는 올 8월에 출시 이후 꾸준하게 매출 1위를 달성하게 한 요인이기도 하다.

현실과 게임 세계의 거울의 장벽을 허물고 동일시하던 사용자들은 등수를 올리기 위해 초조해 하며 경쟁 관계에 있어서 피로함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같은 사용자들의 피로함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물인 것이다.

거울세계에 기반을 둔 소셜네트워크 게임은 말 그대로 현실의 반영이다. 현실 사회의 관계, 편향, 행태가 게임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 오히려 게임을 제공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불완전함을 수익을 달성하는 데 십분 활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 업체의 마케팅 기법과 수입 창출의 방식은 넘쳐나는 스마트폰 게임으로 사용자들에게 피로함을 느끼게 하며 스트레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회적 관계는 많은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다. 소셜 네트워크 게임 또한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요소 와 사회적 관계의 ‘긍정적 효과’가 합쳐진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널리 퍼져있는 카카오톡 게임은 초기의 재미보다 ‘피곤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소셜 네트워크 게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사회적 관계를 면밀히 분석하여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게임 디자인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 강신규 외, 『게임포비아』, 커뮤니케이션북스, 2013.

∙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대한민국 게임백서(2011~2013)』

∙ 문화체육관광부, 『2012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 이민아, 「사회적 연결망의 크기와 우울 : U자형 관계와 대인 신뢰의 조절효과」, 한국사회 학회, 한국사회학 47(4), 2013

∙ 이재한 · 박철, 「한국 온라인게임 유통의 문제점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한국유통학 회, 한국유통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2010.

 

애플의 창조적 파괴 행위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를 야기 시켰다. 아이팟과 아이폰은 각각 아이튠즈와 앱 스토어라는 플랫폼과 함께 등장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소비되는 새로운 소비 형태를 형성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테이프와 CD로 음악을 소비하던 음악 유통 산업과 2G폰이 주류를 이루던 핸드폰 시장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동시에 삶의 패러다임까지 변화시켰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인한 스마트 기기들의 확산이 1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면 카카오톡 모바일 소셜 플랫폼의 등장은 2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 후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은 휴대폰 사용자로 하여금 더 이상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지 않게 하였고, 일상 컨텐츠, 정보, 음악, 선물, 게임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모두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즐기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스마폰 게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났다.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이전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모두 소비 되었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등장 이후 2013년 현재 <구글플레이>의 게임 부분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1위 ‘몬스터 길들이기’부터 10위 ‘마구마구 2013’까지 모두 카카오톡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많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혼자서 플레이 하는 게임을 즐기지 않고 주변 친구, 지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소셜네트워크 게임은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회적 관계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연결망, 사회적 자본, 사회적 지지 등의 여러 이론적, 경험적 논의와 연구를 파생시켰고, 특히 정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과의 교류는 개인의 사회적 활동성과 통합의 수준을 반영하고 소속감과 정체성의 원천이 되며 고독감과 소외감을 낮춤으로써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이 사회적 관계와 정신 건강 간의 긍정적 관계를 밝혔다. 가족이나 친구 등, 교류하는 타인의 수가 많거나 접촉 빈도가 높은 사람은 우울증이나 불안을 경험할 확률이 낮았고, 반대로 삶의 만족도나 행복감은 높았다(이지현 · 한경혜, 2012; 김경미, 2012; Bacikova-Sleskova, van Dijk, Geckova, Nagyova, and Groothoof, 2007).

이러한 측면은 사회적 연결망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관계 자체가 갖는 부정적 효과가 존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뒤르켐(Durkheim)은 과도한 사회적 통합(over-intergration)이 이타적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으며(1897) 과도한 사회적 통합은 우울과도 연관될 수 있다(Falci and McNeely, 2009). 양적인 측면에서 사회적 관계가 많다는 것, 친구의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관계의 유지를 위해 투하해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연결망 내에 관계에서 역할 긴장을 낳을 수 있다(Falci and McNeely, 2009). 또한 질적인 측면에서도 지나친 통합은 연결망 내 구성원 간의 과도한 통제와 그로 인한 표현과 자유의 제한 등을 낳을 수 있어(Portes, 1998) 정신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연결망의 크기나 구성 등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 즉 사회적 지지나 소속감 등을 낳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Balaji, Smith, Visser, Morales, and Perou, 2007). 사회적 관계는 오히려 스트레스나 갈등, 부담, 실망 등 부정적인 감정도 양산할 수 있으며(Rook, 1984; Pafel, Erdly, and Becker, 1987) 사회적 관계 내 사람들에 대한 의무나 역할 긴장과 관련될 대 정신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Kawachi and Berkman, 2001).

다시 카카오톡 소셜네트워크 게임으로 돌아가 보자. 카카오톡에 서비스 중인 게임 중 매출 1위 <몬스터 길들이기>와 2위 <모두의 마블>을 통해 사회적 피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림1>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의 친구 초대 화면.

 

카카오톡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은 거의 모든 게임이 친구를 초대하면 보상으로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지급한다. 이런 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은 카카오톡 게임이 나왔을 초반에는 상당한 효과를 불러 일으켰지만 1주일 단위로 3~5개의 게임이 나오는 현재 시점에서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피로’함을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 하는 사용자는 친구를 초대 하여야만 게임 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지급 받을 수 있어 메시지를 보내며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피로함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게임을 하지 않는 사용자는 매 번 오는 초대 메시지에 카카오톡 이용 거부감까지 들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같은 ‘피로’로 인해 카카오톡에 새롭게 퍼지고 있는 ‘유령방’ 문화 있다. 지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게임 내 보상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유령방’ 문화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초대를 한 뒤 대화 없이 서로 필요한 초대 메시지만 보내는 것이다. ‘pink1’, ‘pink2’ 등 한 눈에 보아도 연속해서 만들어진 사용자를 내 친구목록으로 추가해 초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유령방을 이용해 광고를 하거나, 리워드가 주어지는 어플에 자신을 추천해 달라는 등의 홍보 행위가 자칙하면 개인정보 유출 등 범죄에 악용이 될 수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림2> 카카오톡의 新문화 ‘유령방’의 한 장면.

 

데이이브 갤런터의 『거울세계(mirror world)』는 인간 앞에 놓인 어떤 종류의 기술을 거울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고 제안한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가다듬는 행위 등은 거울에 반영된다. 갤런터는 현실에서 우리의 행한 흔적과 자취들이 이를 비추는 어떤 거울을 통해서 데이터로 변환될 수 있는 세계를 상정했다. 이렇게 거울을 통해 구축된 세계는 일차적으로 현실의 자아가 적극적으로 선택하거나 의식적으로 형성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세계는 현실의 모습, 관계, 행적을 그대로 반영한다. 다만, 이러한 나의 (디지털) 거울상은 이제 데이터화되어 있기 때문에 분석, 가공, 변형되고 필요한 목적에 검색되거나 활용될 수 있다. 즉 현실에 존재하는 관계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길이 거울 세계를 통해 가능해진다. 거울세계라는 제안이 처음 나왔던 1992년에는 몹시 생뚱맞은 이야기였겠지만, GPS에 기반을 둔 위치 기반 서비스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되었다. 타자와 대화하기 위해 SNS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지하철 통근 인구의 절반 이상을 이루는 오늘날의 풍경에서 거울세계는 이미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현실세계와 거울세계의 자아를 점차 동일시하고 있다. 게임 안 거울세계는 ‘아바타’라는 가상의 ‘나’가 존재한다. 이를 통해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용자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등장하며 이러한 경계가 점차 허물어져 가고 있다. 게임 내의 등수가 불특정 다수가 아니고 ‘나’의 주변 친구, 지인이기 때문에 경쟁이 좀 더 과열되고 등수가 낮으면 현실세계에 ‘나’ 또한 하등의 인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림3>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의 처음 화면.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를 살펴보자. ‘모두의 마블’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들의 등수를 초기 화면 절반을 할애한 반면 ‘몬스터 길들이기’는 ‘나’의 캐릭터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UI는 올 8월에 출시 이후 꾸준하게 매출 1위를 달성하게 한 요인이기도 하다.

현실과 게임 세계의 거울의 장벽을 허물고 동일시하던 사용자들은 등수를 올리기 위해 초조해 하며 경쟁 관계에 있어서 피로함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같은 사용자들의 피로함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물인 것이다.

거울세계에 기반을 둔 소셜네트워크 게임은 말 그대로 현실의 반영이다. 현실 사회의 관계, 편향, 행태가 게임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 오히려 게임을 제공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불완전함을 수익을 달성하는 데 십분 활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 업체의 마케팅 기법과 수입 창출의 방식은 넘쳐나는 스마트폰 게임으로 사용자들에게 피로함을 느끼게 하며 스트레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회적 관계는 많은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다. 소셜 네트워크 게임 또한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요소 와 사회적 관계의 ‘긍정적 효과’가 합쳐진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널리 퍼져있는 카카오톡 게임은 초기의 재미보다 ‘피곤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소셜 네트워크 게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사회적 관계를 면밀히 분석하여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게임 디자인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 강신규 외, 『게임포비아』, 커뮤니케이션북스, 2013.

∙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대한민국 게임백서(2011~2013)』

∙ 문화체육관광부, 『2012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 이민아, 「사회적 연결망의 크기와 우울 : U자형 관계와 대인 신뢰의 조절효과」, 한국사회 학회, 한국사회학 47(4), 2013

∙ 이재한 · 박철, 「한국 온라인게임 유통의 문제점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한국유통학 회, 한국유통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2010.

 

애플의 창조적 파괴 행위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를 야기 시켰다. 아이팟과 아이폰은 각각 아이튠즈와 앱 스토어라는 플랫폼과 함께 등장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소비되는 새로운 소비 형태를 형성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테이프와 CD로 음악을 소비하던 음악 유통 산업과 2G폰이 주류를 이루던 핸드폰 시장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동시에 삶의 패러다임까지 변화시켰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인한 스마트 기기들의 확산이 1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면 카카오톡 모바일 소셜 플랫폼의 등장은 2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 후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는 카카오톡은 휴대폰 사용자로 하여금 더 이상 문자 메시지를 이용하지 않게 하였고, 일상 컨텐츠, 정보, 음악, 선물, 게임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모두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즐기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스마폰 게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났다.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이전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모두 소비 되었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등장 이후 2013년 현재 <구글플레이>의 게임 부분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1위 ‘몬스터 길들이기’부터 10위 ‘마구마구 2013’까지 모두 카카오톡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많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혼자서 플레이 하는 게임을 즐기지 않고 주변 친구, 지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 게임을 즐기고 있다.

소셜네트워크 게임은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회적 관계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 연결망, 사회적 자본, 사회적 지지 등의 여러 이론적, 경험적 논의와 연구를 파생시켰고, 특히 정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과의 교류는 개인의 사회적 활동성과 통합의 수준을 반영하고 소속감과 정체성의 원천이 되며 고독감과 소외감을 낮춤으로써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이 사회적 관계와 정신 건강 간의 긍정적 관계를 밝혔다. 가족이나 친구 등, 교류하는 타인의 수가 많거나 접촉 빈도가 높은 사람은 우울증이나 불안을 경험할 확률이 낮았고, 반대로 삶의 만족도나 행복감은 높았다(이지현 · 한경혜, 2012; 김경미, 2012; Bacikova-Sleskova, van Dijk, Geckova, Nagyova, and Groothoof, 2007).

이러한 측면은 사회적 연결망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관계 자체가 갖는 부정적 효과가 존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뒤르켐(Durkheim)은 과도한 사회적 통합(over-intergration)이 이타적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으며(1897) 과도한 사회적 통합은 우울과도 연관될 수 있다(Falci and McNeely, 2009). 양적인 측면에서 사회적 관계가 많다는 것, 친구의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관계의 유지를 위해 투하해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연결망 내에 관계에서 역할 긴장을 낳을 수 있다(Falci and McNeely, 2009). 또한 질적인 측면에서도 지나친 통합은 연결망 내 구성원 간의 과도한 통제와 그로 인한 표현과 자유의 제한 등을 낳을 수 있어(Portes, 1998) 정신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연결망의 크기나 구성 등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 즉 사회적 지지나 소속감 등을 낳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Balaji, Smith, Visser, Morales, and Perou, 2007). 사회적 관계는 오히려 스트레스나 갈등, 부담, 실망 등 부정적인 감정도 양산할 수 있으며(Rook, 1984; Pafel, Erdly, and Becker, 1987) 사회적 관계 내 사람들에 대한 의무나 역할 긴장과 관련될 대 정신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Kawachi and Berkman, 2001).

다시 카카오톡 소셜네트워크 게임으로 돌아가 보자. 카카오톡에 서비스 중인 게임 중 매출 1위 <몬스터 길들이기>와 2위 <모두의 마블>을 통해 사회적 피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림1>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의 친구 초대 화면.

 

카카오톡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은 거의 모든 게임이 친구를 초대하면 보상으로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지급한다. 이런 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은 카카오톡 게임이 나왔을 초반에는 상당한 효과를 불러 일으켰지만 1주일 단위로 3~5개의 게임이 나오는 현재 시점에서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피로’함을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 하는 사용자는 친구를 초대 하여야만 게임 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지급 받을 수 있어 메시지를 보내며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피로함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게임을 하지 않는 사용자는 매 번 오는 초대 메시지에 카카오톡 이용 거부감까지 들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같은 ‘피로’로 인해 카카오톡에 새롭게 퍼지고 있는 ‘유령방’ 문화 있다. 지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게임 내 보상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유령방’ 문화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초대를 한 뒤 대화 없이 서로 필요한 초대 메시지만 보내는 것이다. ‘pink1’, ‘pink2’ 등 한 눈에 보아도 연속해서 만들어진 사용자를 내 친구목록으로 추가해 초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유령방을 이용해 광고를 하거나, 리워드가 주어지는 어플에 자신을 추천해 달라는 등의 홍보 행위가 자칙하면 개인정보 유출 등 범죄에 악용이 될 수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림2> 카카오톡의 新문화 ‘유령방’의 한 장면.

 

데이이브 갤런터의 『거울세계(mirror world)』는 인간 앞에 놓인 어떤 종류의 기술을 거울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고 제안한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가다듬는 행위 등은 거울에 반영된다. 갤런터는 현실에서 우리의 행한 흔적과 자취들이 이를 비추는 어떤 거울을 통해서 데이터로 변환될 수 있는 세계를 상정했다. 이렇게 거울을 통해 구축된 세계는 일차적으로 현실의 자아가 적극적으로 선택하거나 의식적으로 형성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세계는 현실의 모습, 관계, 행적을 그대로 반영한다. 다만, 이러한 나의 (디지털) 거울상은 이제 데이터화되어 있기 때문에 분석, 가공, 변형되고 필요한 목적에 검색되거나 활용될 수 있다. 즉 현실에 존재하는 관계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길이 거울 세계를 통해 가능해진다. 거울세계라는 제안이 처음 나왔던 1992년에는 몹시 생뚱맞은 이야기였겠지만, GPS에 기반을 둔 위치 기반 서비스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되었다. 타자와 대화하기 위해 SNS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지하철 통근 인구의 절반 이상을 이루는 오늘날의 풍경에서 거울세계는 이미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현실세계와 거울세계의 자아를 점차 동일시하고 있다. 게임 안 거울세계는 ‘아바타’라는 가상의 ‘나’가 존재한다. 이를 통해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용자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등장하며 이러한 경계가 점차 허물어져 가고 있다. 게임 내의 등수가 불특정 다수가 아니고 ‘나’의 주변 친구, 지인이기 때문에 경쟁이 좀 더 과열되고 등수가 낮으면 현실세계에 ‘나’ 또한 하등의 인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림3>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의 처음 화면.

‘모두의 마블’과 ‘몬스터 길들이기’를 살펴보자. ‘모두의 마블’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들의 등수를 초기 화면 절반을 할애한 반면 ‘몬스터 길들이기’는 ‘나’의 캐릭터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UI는 올 8월에 출시 이후 꾸준하게 매출 1위를 달성하게 한 요인이기도 하다.

현실과 게임 세계의 거울의 장벽을 허물고 동일시하던 사용자들은 등수를 올리기 위해 초조해 하며 경쟁 관계에 있어서 피로함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같은 사용자들의 피로함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물인 것이다.

거울세계에 기반을 둔 소셜네트워크 게임은 말 그대로 현실의 반영이다. 현실 사회의 관계, 편향, 행태가 게임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 오히려 게임을 제공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불완전함을 수익을 달성하는 데 십분 활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 업체의 마케팅 기법과 수입 창출의 방식은 넘쳐나는 스마트폰 게임으로 사용자들에게 피로함을 느끼게 하며 스트레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회적 관계는 많은 긍정적 효과를 불러온다. 소셜 네트워크 게임 또한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요소 와 사회적 관계의 ‘긍정적 효과’가 합쳐진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널리 퍼져있는 카카오톡 게임은 초기의 재미보다 ‘피곤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소셜 네트워크 게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사회적 관계를 면밀히 분석하여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게임 디자인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 강신규 외, 『게임포비아』, 커뮤니케이션북스, 2013.

∙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대한민국 게임백서(2011~2013)』

∙ 문화체육관광부, 『2012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 이민아, 「사회적 연결망의 크기와 우울 : U자형 관계와 대인 신뢰의 조절효과」, 한국사회 학회, 한국사회학 47(4), 2013

∙ 이재한 · 박철, 「한국 온라인게임 유통의 문제점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한국유통학 회, 한국유통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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